그 외의 것

코로나 확진 일기 (격리해제일, 기침)

치피킨자 2022. 3. 2. 13:56

3월 1일 화요일 확진 판정 여섯째 날

 

절정을 지나 이제 끝을 향해가는 격리 생활 그 마지막 날...!!

격리 해제는 전주 코로나 검사를 받은 날 기준 딱 일주일 후 새벽에 이루어진다. (수요일에 받았으면 차주 수요일 새벽 0시 격리 해제)  

 

그러니까 오늘이 마지막 격리 날~~!!! 

 

컨디션은 완전 회복, 하지만 여전히 잔기침은 남아있다. 

 

 

아침 겸 점심으로 하나 까먹은 후레쉬베리... 

일주일간 딸기 몽쉘과 함께 나의 아점을 책임져주었더랬지... 

고맙다아아아악! 

 

아점 과자로 대충 때우고, 오늘은 일 안 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그냥 계속 잤다. 

 

약도 안 먹고 병든 닭마냥 계속....계속... 끝없이 잠. 

 

코로나의 마지막 발악인가 싶을 정도로 계속 잤다.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계속 미뤘지만....

 

 

입맛이 없다고 했지 안 먹는다곤 안 했다. (결연) 

 

 

격리 해제를 축하하기 위해 시켜먹은 육회 연어.

저거에다 밥 같이 먹었는데, 사진에 비해 맛은 별로 였다. 

 

평소 같았으면 좀 아쉬운 양이었을 텐데 있는 것도 꾸역꾸역 먹음. 

지금 쯤되면 입맛 완전 돌아와서 맥주도 한잔 할 줄 알았는데 맥주도 안땡기고 입맛도 없다... 

 

봄이라 그런가?! 

 

암튼 저거 먹고 또 약 안 먹고 놀다가 자는 하루.... 

진짜 끝없이 잤다. 약도 안 먹어서 약 핑계도 못 댐.... 

 

 

3월 1일 화요일 요약: 코로나의 라스트댄스, 잔기침 

 

 

 

 

3월 2일 수요일 확진 판정 일곱째 날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격리해제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만쉐이~~~~~!!!!!!~~~!!!!!!

타이밍 좋게 오늘 쓰레기 버리는 날이라 12시 땡 하고 나가려고 했는데 귀찮아서 아침에 해결해 버림

그리고 다시 자버리긔....★

 

 

 

 

회복을 축하하며 자가검진 키트로 코로나 장례식을 치렀다. 

 

내 몸에서 완생에 도달한 그대여, 다시 보지 맙시다.... (여기서 완생은 코로나의 사멸이다)

 

찾아보니까 일주일이 지난 후에도 일정기간 이상 몸에는 소량의 바이러스가 남아있어서 신속항원검사나 PCR 검사를 하면 양성이 나오기도 한다고 한다.

 

아무튼 바이러스가 많이 사라지긴 했는지 자가검사 결과는 완벽한 한 줄로 뜸! 

드디어 밖에 나갈 수 있네.... (살짝 아쉬움)

 

 


 

 

 

짧게 후기를 적어보자면.... 

 

이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걸리는 건 알지만

막상 증상이 발현하고, 나와 접촉했던 -몇 안 되는- 사람들이나 일 관련된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려야 한다는 건

꽤나 미안하고 나 자신이 무책임하게 느껴지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너무 미안해하지 않았어도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에 없던 코로나 대유행 상황 속에서 사회적 동물들이 어쩔 수 없이 부대끼고 살아가다 운 안 좋게 걸린 건데 뭐 어떡하겠나.

 

그리고 이런 대유행이 아니어도 감염병에 걸리는 건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방역 지침을 잘 지켰다는 가정하에)

 

나는 오늘 격리 해제되지만 오늘 또 많은 사람들이 내 뒤를 이어 격리가 될 텐데, 계속 누군가를 탓하며 살아갈 수도 없고.

 

확진자가 막상 본인 근처에 나타나면 불안하고 미워질 수도 있다.

나와 접촉한 소중한 사람이 생각나서 그 이를 탓하고 싶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고의로 바이러스를 퍼뜨린 게 아닌 이상 조금 너른 마음으로 감염병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주변인에게 확진 소식을 알렸을 때 "네가 걸리면 이 세상 사람들 모두 걸린 것 아니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불필요한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걸렸다. 

 

(물론 열심히 돌아다니다 걸린 사람도 있겠지만)

그만큼 어디서 어떻게 걸렸는지 특정하기 힘든 상황이고 생활 패턴에 상관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이젠 그만 서로를 미워하는 상황이 오길 바라본다. 

 

 

그리고 다들 빠른 시일 내에 쾌차하셨으면 좋겠습니다!